아이돌 업계의 문제점들과 앞으로 나가야 할 올바른 방향 + 아이돌 인성/육성 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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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그들을 “엔터테인먼트 노동자”로 바라볼 수 있게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하는 일 역시 존중받아야 할 노동이라는 인식이 없는 순간 “태도 논란” 내지는 “인성 논란”이 생겨나게되는데,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들 또한 이런 대접을 받는 마당에, 평범한 우리의 노동이라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우리는 종종 “내가 받아야 하는 서비스”를 보느라 “종일 계산대 뒤에 서서 일하는 동료 시민”을 보는 것을 놓치고 “저렴한 옷”을 사느라 “과중한 작업량에 혹사당하는 공장 노동자를 생각하는 걸 까먹습니다. 바쁘고 고단한 탓에 서로가 서로의 괴로움을 오래 바라보지 못하니, 딱 그만큼 우리는 외로워지고 소외되는 것입니다. ​이 글은 아이돌/연예인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결국 그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덕질’이라는 형태로 표출될 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도 그들이 고민하는 것에 대해 똑같이 고민하고 기뻐하는 것에 대해 똑같이 기뻐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쉬지 않고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외쳐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고충에 가슴 아파하고, 싫어도 싫은 티를 내지 못한 채 상사의 사생활 침해와 부당한 요구를 감당해야 하는 우리 자신을 안쓰럽게 여깁니다그러면서도 연예인이 나에게 감정노동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으면 격분하는 것은 왜일까요?​”나는 네가 누리는 부와 인기를 가능하게 한 소비자 ‘대중’이니, 내가 받아야 할 몫을 챙기겠어”라는 소비자 심리와 “나는 감정노동을 하는데 왜 쟤는 안 해?”라는 불행의 평등주의가 폭력적으로 결합된 결과가 아닐까요. ​모두가 감정노동을 덜 강요받는 세상으로 함께 가자는게 아니라 나도 강요받으니 너도 강요받아야 한다는 소모적인 평등주의. 연예인은 애정어린 덕질의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최근 이슈의 한복판에 서 있는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경우 부정적인 사건에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보통 그런 부정적인 사건은 태도 논란일 때가 많기도하고..​그렇게 대중이 연예인의 논란을 소비하는 방식은 연예계에 국한되지 않고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데, 그렇게 만들어낸 “불행의 평등주의” 라는 개념은, 정말 핵심을 잘 찌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톱스타는 인기 부침에 따른 위상변화에 불안감을 갖고 있고 무명배우나 신인들은 출연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감이나 초조감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인기에 따른 위상변화는 스타나 연예인의 우울증 등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지고 출연 기회를 잡지 못한 신인이나 무명 연예인들은 생활고를 겪는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것입니다. ​연예인을 소비하는 대중들의 태도, 대중매체의 보도행태, 연예인 스스로의 극복 의지 등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또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획사 역시 너무 무리하게일정을 잡는 대신 소속 가수들이 연예계 생활을 잘 조정하고 일상 생활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만들어주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휴식과 운동, 취미활동, 종교활동, 연예계 선후배와의 만남, 인간적인 지지기반 마련 등)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일명 `소속사`로 불리는 연예 기획사들이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YG의 경우 주식회사 YG Entertainment라는 이름으로 레코드 레이블, 탤런트 에이 전시, 음악 프로덕션/퍼블리싱 회사 등 다양한 일을 맡고 있죠. ​대한민국 현행법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단순히 캐스팅을 넘어, 재능을 발굴하고, 트레이닝, 프로듀싱에 마케팅까지 전부 도맡아 하고 있어요. 최근 만난 미국의 업계 관계자의 경우 현재 모 아이돌 그룹의 홍보 매니저인데, 한국 소속사가 클라이언트로서 부탁해, 대형 레이블과의 계약을 도맡고 미디어 출연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시장구조의 차이점에 놀랐는데, 왜냐하면 한국의 매니저의 경우 운전을 하며 그날그날 일정에 맞춰 움직이고 일상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치의 삼권분립처럼 권력의 밸런스가 균형 잡힌 구조가 아니기에 소속사가 아티스트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들 혼자서 아이돌 및 연습생의 인생을 좌지 우지할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것은 이종임 연구원님 책에서도 많은 사례가 있었고, 최근 `메이다니`라는 이름의 유튜버가 전 YG 연습생 시절의 경험을 폭로하면서 다시 점화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영상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며, 씁쓸했던 점이나 치열한 경쟁구도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실제로 많은 연습생들이 몇 년에 걸친 트레이닝 과정을 마친후에도 데뷔를 하지 못하게 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합니다. ​외국 팬들 사이에서는 일명 “YG 던전”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연습생들이 오랜 트레이닝기간을 견뎠음에도 데뷔하지 못했을 때 이 말을 사용합니다. 물론 본인들이 연습생이 되기로 했을 때 100% 데뷔할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데뷔 확률이나 그에 관한 수치도 표면화되지 않기에 어린 나이에 얼마나 많은 연습생이 보증되지 않은 미래를 위해 젊은 시절을 소모하고 있는지 그리고 데뷔가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플랜 비”(planB)를 가졌는지가 걱정됩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많은 인기를 끌게 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은 어쩔 수 없다”는 부분이 미화되고 있어요. 문제는 우승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는 동안 수많은 패배자는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데뷔 이후에도 비정삭적으로 완벽한 사생활을 요구하는 소속들이 많습니다.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연애 사실을 언론에 먼저 밝혔다는 이유로 “현아와 이던”과의 연을 끊었죠. 그 둘은 나중에 싸이의 소속사와 계약을 했는데 당당한 태도에 많은 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구요.

인권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사업적 측면에서 봤을 때도 아이돌의 인권 및 노동 환경 보호가 아이돌 본인뿐만 아니라 소속사들에도 긍정적이라는 점을 이 자리에서 어필하고 싶습니다. ​취재하면서 항상 생각하지만, 외국 특히나 영미권 및 유럽의 경우 문화적 특성상 한국에 비해 팬들이 인권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훨씬 민감한 것을 느낍니다. K-POP의 기원을 말할 때 해외 트위터에서는 크게 서태지와 IMF로 갈리는데, 전자는 K-POP을 아티스트들 본인의 창작품으로 생각하는 반면, 후자의 경우 K-POP을 정부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문화수출품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K-POP을 잘 모르는 케이스의 경우, 완벽하게 계획된 군무와 외모 중점적인 뮤비에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아이돌 산업구조나 계약서의 불합리성은 인터넷 등에서 자주 K-POP이라는 장르 전체를 공격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죠. 아이돌 연습생들의 인권은 물론 한국의 음악산업이 외국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 차원에서도, 일명 “노예 계약”과 같은 관행은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 가수의 경우 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가 성소수자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부분을 높게 사는 팬들이 많습니다. K-POP 아이돌은 자원을 가진 어른들이 투자해 철저히 계획해 만든 결과물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을 정면으로 돌파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그의 매력 포인트가 한국에서는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해요. 데뷔전 그를 접촉한 소속사들의 경우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 조건을 건다든지 등의 이슈가 있었고, 그가 인기를 끌고 나서는 `게이`라는 레이블이 오히려 득이 됐다고 생각해 몇몇 소속사들이 다시 접근했다고 합니다. 이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 연예계 소비층이 글로벌해졌기 때문에 국내 소속사들도 좀 더 개방적 사고로 신인 아이돌/아티스트들을 키우려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또 다른 예로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작업실”이 있는데, 청춘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한 연예프로그램이에요.

​​강궁 PD는 캐스팅 관련해 “출연자 섭외 기준이 1번이 솔직할 것이었다. 어떤 시스템 안에서 컨트롤을 받고 있는 분들은 제외했다” 라고 했는데, 이는 좀 더 솔직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좀 더 한국의 아이돌 업계는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 BTS로 하여금 K-POP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고, 익명의 빌보드 기자의 말에 따르면 BTS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점부터 해외 매체의 K-POP 프리랜서 기자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가끔 K-Pop을 처음 다루는 외국 매체들은 BTS의 성공 요인을 접근하며 완벽한 군무나 적극적인 소셜미디어 활용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미팬들의 경우 일관적으로 BTS의 진정성을 높게 사며 전반적인 K-pop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요. 물론 그들의 `진정성`은 빅히트에 의해 철저히 계산된 컨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V Live나 트위터 등으로 항상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려고 하는 노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특히 방시혁은 멤버들에게 가사를 직접 쓸 것을 장려했고, 멤버들은 가사를 통해 데뷔 초반 업계에서 경험했던 불합리한 점등을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BTS의 앨범 크레딧을 보면 본인들의 참여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방시혁 대표 본인도 `자율성`을 중시하고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게 작업실도 지원하고 믹스 테잎 등 무료 음원 형태로 음악을 발표할 수 있도록 독려했어요”왜 말 못하고 있어? 공부는 하기 싫다면서 학교 때려치기는 겁나지? 이거 봐 등교할 준비하네 벌써 (2013년 데뷔곡 No More Dream 가사 中)”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신인 아이돌 그룹 으로서는 드물게 BTS는 사회적 이슈를 자주 건드렸어요. BTS의 성공을 보고 좀 더 인간미 있고 자연스러운 그룹이 아닌 더 완벽하고 준비된 그룹을 생산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시장의 흐름을 한참 잘못 읽은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데뷔 10년 차 아이돌 그룹 멤버인 엠블랙 지오와 인기 아이돌 그룹을 다수 키워낸 기획사 관계자 이야기는 현실 속 이들의 역학 관계를 보여준다.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 트레이닝 과정을 ‘방과 후 활동’에 비유하면서 기획사가 충분히 미성년 연습생 개인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 오랜 시간 아이돌 가수로 활동했던 엠블랙 지오는 아이돌 산업에서 일어나는 노동 착취가 기획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인권 침해 현실을 이야기한다.

​​문화적 장벽이 낮은 케이팝(K-POP)은 이미 2000년대부터 한류 산업의 첨병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리고 이 케이팝(K-POP)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아이돌 그룹들이다. ​보아(SM엔터테 인먼트, 이하 SM)를 필두로 동방신기(SM), 소녀시대(SM), 카라(DSP엔터테인먼트) 등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은 일본 시장 진입에 성공했고, 이제 현지화 전략을 넘어 한국어 가사로 미국 무대에 오르는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NCT(SM) 등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2017년 기준 케이팝 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3-4조원으로 알려져 있다.제조업이나 반도체 산업 등과 비교해 보면 현저히 적은 규모이지만 이것이 ‘문화’ 전파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정부도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약 30여년 간 무섭게 성장해 온 케이팝 내 아이돌 산업은 ‘연습생 100만 명 시대’라는 수식어처럼 무한 경쟁 속에서 아이돌 그룹을 양산하고, 노동 주체인 연습생과 아이돌 가수에 대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이들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예능프로그 램화한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는 세 시즌 모두 성공을 거뒀지만 방송이기에 다소 순화된 모습에서조차도 우리는 상품인 동시에 노동자인 연습생 그리고 아이돌 가수가 처한 극단적 현실 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목격한다.​​

​​다이어트와 성형은 아이돌 가수가 원석에서 보석으로 세공되는 과정에서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진다. 데뷔 쇼케이스에 서지 못할까봐 일주일에 7kg을 감량하고 침을 삼키는 것조차 증량으로 이어질까 두려워했다던 트와이스 모모의 이야기는 사실 별로 놀랍지 않다.

​​인기 아이돌 그룹이라면 누구나 한창 식욕이 왕성한 10대 연습생 시절 제대로 먹지 못해 화장실에 숨어 음식을 먹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몰래 음식을 먹었다는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 탓이다. 0.1kg만 늘어도 체중조절 강박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옥죄었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미디어를 통해 마치 우스운 추억처럼 소비된다.​팬덤 사이에서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성형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일반적으로 다이어트에 관한 일화보다는 외부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예능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광희나 예원 정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송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성형의 공개 여부는 기획사의 이미지 메이킹에 따라 결정된다. 자료에 따르면 한 달 동안 아이돌 그룹에 드는 비용이 총 4000만 원일 때 이 중 1000만 원, 약 4분의 1이 미용과 성형 비용으로 지출된다. 감각적 이미지 구축이 중심인 아이돌 산업 속에서 ‘외모 관리’가 어느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 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별도, 나이도, 데뷔 시기도 다른 아이돌 가수들이 이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연습생들 역시 예비 아이돌로서 이와 유사한 통제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미명 아래, 이들은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외모 경쟁력’에 목적을 둔 섭식제한과 수술에 동참한다. 자칫하면 건강을 해치거나 부작용 이 만연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누구도 여기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연습생이 상품화돼 아이돌 가수로 태어나려면 개인의 기본권 역시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 묵인이 이미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더 이상 이들의 이야기에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표현규칙을 내면화하는 고난이도의 감정노동 훈련 역시 사생활 통제를 기반으로 이 시기부터 시작된다.5인조 신인 아이돌 그룹의 경우 통상 10~30억 정도가 든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익 발생까지의 기간이 천차만별이라 결정적으로 한 번의 논란이 큰 ‘리스크’가 된다.

​​데뷔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요소는 다름 아닌 과거 탈선, 연애, 각종 사회적 물의 등이다. 거액을 투자한 ‘상품’ 에 흠집이나 하자가 있기를 바라는 생산자가 없다는 자본 논리 아래, 기획사들은 연습생 시절 부터 차후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생활 통제에 돌입한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온라인상 과거 추적이 가능해지면서 연습생 계약을 맺고 나면 SNS를 탈퇴시키거나 새롭게 SNS를 개설하게 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연애나 각종 사회적 물의는 내부 규약 등으로 규제된다.

1) 수업시간 및 연습복장 규정 철저히 지킬 것, 2) 절대 흡연금지, 3) 무조건 인사 90도로 하기, 4) 저녁시간 이외의 핸드폰 사용금지, 5) 연애금지, 6) 수업 시간 중 절대 웃고 떠들지 않기, 7) 연습생끼리 음주금지, 8) 연습시간 지각 무단 결석 금지, 9) 음식물 반입금지, 10)스탭 연습실 출입금지.

​사생활 통제는 데뷔 이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능프로그램에서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 프로듀서가 밝힌 신인그룹의 연애금지기간은 3년이고, 프리스틴(플레디스) 멤버 주결경 이 밝힌 소속사의 연애금지기간 역시 3년이다.

​​사회면의 갖은 논란으로 소속 아이돌 그룹들이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추측됐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도 예외는 아니다. 블랙핑크와 아이콘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힌 바 있듯이 연애금지, 운전금지 조항이 내부에 존재한다. 현저하게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형 기획사 아이돌 그룹들도 이럴진대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중소 기획사 신인 아이돌 그룹일 경우 이는 더욱 강력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카메라가 있거나 그렇지 않거나, 언제든 밝은 모습으로 팬들을 응대하고 그들에게 진심 어린 소통을 건네고 ‘개념’과 ‘인성’을 갖춘 스타로 보이기 위해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 흔히 ‘인성교육’이라고 통칭되지만 통제가 용이하며 위험 요소를 배제하고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재단된 아이돌 가수 제작이 훈련의 궁극적 목적이다.​학습권과 기본권을 포기하면서 연습생 생활에 매진한다고 해도 이들의 데뷔 확률, 또 데뷔해서 성공할 확률은 ‘불확실성’에 매몰된다. 공부에 시간을 쏟을수록 소위 ‘명문대’라고 불리는 높은 레벨의 대학에 입학할 확률은 높아지고, 운동에 시간을 쏟을수록 운동선수들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할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아이돌 산업에서는 이것이 비례 관계를 가지지 않고, 과밀한 공급으로 그 확률마저 점차 낮아지고 있는 현실이다.​​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에서 데뷔한 펜타곤은 SM과 YG를 떠난 연습생들이 포함된 보이 그룹으로, 멤버 진호는 SM 연습생, 홍석은 YG 연습생이었다. 공개 연습생이었던 이들은 공식 적인 연예 활동에 참여했다. 진호는 ‘지노’라는 예명으로 SM을 대표하는 보이그룹 멤버들과 함께 발라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했고, 홍석은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 앤 매치’에 아이콘 멤버 후보로 출연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각 기획사의 차기 보이그룹에 들지 못했고, 큐브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해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이들은 그래도 잘 풀린 경우에 해당한다. 신인 그룹을 데뷔시키는 주기에서 한 번 벗어나게 되면 해당 기획사에서는 데뷔가 어렵다는게 업계 통설이다. 10대 초중반이 아닌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접어드는 연습생은 더욱 조바심을 느끼게 된다. 연습생들은 대형 기획사에서, 중형 기획사로, 중형 기획사에서 데뷔를 100% 담보하는 소형 기획사로 이적에 이적을 거듭한다. 이렇게 데뷔 주기를 맞춰 여러 기획사들을 전전하다 결국 최종 목표인 데뷔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소형 기획사일수록 연습생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도는 높아진다. 연습생 계약을 맺으며 몇천 만원에 이르는 트레이닝비를 소속사에 지급하거나, 연습생 계약 파기로 막대한 위약금을 물기도 한다. 회사가 부도라도 나면 또 다시 오디션을 찾아 헤매는 ‘개인 연습생’이 되기도 한다.​사실 이걸 ‘운’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결국 기획사가 재단한 연습생을 또 다시 최종 데뷔 멤버로 발탁하는 선택권은 모두 기획사에게 있다. 그들이 어떤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느냐에 따라 연습생들의 운명은 천국과 지옥으로 갈린다. 모든 면에서 우수한 장기 연습생도 기획사가 원하는 콘셉트, 즉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데뷔조에서 탈락하는가 하면, 마지막에 보컬 멤버가 부족해 급하게 영입, 연습생 생활 6개월~1년 만에 최종 데뷔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기획사가 구상한 최상의 조합을 위해 그들은 끼워 맞춰졌다가 다시 빠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아이돌 팬덤 문화 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기획사가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이들은 아이돌 그룹에 대한 ‘애정’이라는 공통분모로 모여 그들을 뜨겁게 지지한다. 팬덤은 음반 판매량을 올려 아이돌 그룹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막대한 공연 수익을 보장하는 강력하면서도 집단적인 소비 주체이다. ​아이돌 그룹의 상품 가치 역시 그들이 동원할 수 있는 ‘팬덤’의 숫자와 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이들은 동시에 가장 냉정하면서도 절대적인 소비 주체이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보이콧’ 으로 집단행동을 하기도 하고, 퇴출 운동을 벌여 그것을 실제로 관철시킨다. 팬들이 소비를 철회한 아이돌 가수는 이를 상쇄할 뛰어난 대중성을 갖추지 못한 이상, 더는 시장에서 상품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10대부터 수익 창출을 위해 상품화된 아이돌 가수는 청소년기 자아정체성 확립 기회를 자연스럽게 박탈당하고, 그 과정에서 소외된다. 대신 그들은 자본 논리로 대상화되며 객체적 존재로 전락한다. 결국 이들은 본래 자신의 모습과 통제로 만들어진 자신의 모습 사이에 괴리감이 심화돼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한다. 왜곡된 대상에 애정을 쏟는 팬덤 문화 역시 처음에는 그 관계를 건전하게 형성해보려고 하지만 모순에 빠지기 쉽다. 팬덤 내에서 발생하는 사생팬, 악성 댓글, 각종 물리적 협박 등은 모두 아이돌 가수를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는 팬덤 문화의 뒤 틀린 단면이다. 이는 아이돌 가수가 실제 시장 내에서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아이돌 가수들의 집단 일탈이 일어난 ‘버닝썬’ 사태,그리고 고질적인 우울증 문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아이돌 가수들이 느끼는 혼란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전한 이미지를 구축해 온 케이팝 산업의 위기로 지목되는 ‘버닝썬’ 사태는 특권 의식 에 빠진 남성 아이돌 가수들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냈다. 왜곡과 모순이 가득한 상품화를 몸소 겪으며 성장한 그들에게 통상적인 사회적 관계와 교육과정에서 내재화되는 인권 감수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오히려 연예계 내에서 형성된 폐쇄적 인간관계가 일탈 행위를 가속화시켰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기획사가 새로운 교육 방책을 내놓는 것은 결국 구조적 문제를 개인에게 돌리는 임기응변식 대책에 그칠 수도 있으며, 자칫 잘못하면 또 다른 차원의 통제와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궁극적으로는 단편적인 해결책을 넘어서 아이돌 가수의 인권을 회복하는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그러기 위해 정부는 아이돌 중심으로 이뤄지는 케이팝 산업의 성과를 부각시키거나 격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점까지 수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발제문에서 언급된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표준 부속 합의서’처럼 이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방어선 마련이 바로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지금은 권고 수준이지만 의무 사항으로 정착돼 연예계 전반에서 활용되도록 정부와 연예계의 지속적인 노력과 책임이 요구된다.​​기획사들의 연습생 육성 시스템 속에서 케이팝 산업이 이 정도 규모로 성장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기획사는 청소년 연습생과 아이돌 가수들에게 진로교육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연습생 트레이닝 시스템을 공개해 공정한 경쟁 속에서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는지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 고도의 감정 노동을 포함, 아이돌 가수가 객체화되고 존중받지 못하는 육성 시스템은 제2, 제3의 정준영-승리 단톡방을 낳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또 아이돌 가수를 통제하고 규제하는 방식의 관계 설정은 이들과 ‘동등한’ 파트너십의 개념으로 관계를 변화시켜 나가려는 시도로 바뀌어야 한다. 해외에서 수없이 지적한 ‘획일화된’ 케이팝 아이돌 가수의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상품화보다 각 연습생들과 아이돌 가수들의 개별성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핵심 역량 성장이 필수적이다. 이는 본질을 근간으로 하는 케이팝 산업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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